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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종하 7월 19일  ·

생성AI가 가져올 변화를 설명한 글입니다. 지금 챗GPT가 나온지 고작 6개월이 조금 넘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건 시작일 뿐입니다. 아마 각각의 버티컬 영역이 초거대AI로 크게 바뀌게 될 것입니다. 이미 디자이너나 시나리오 작가 등은 사정권 안에 들었습니다. 콜센터 직원도 곧 그 대열에 합류할 테고요.

사실 인공지능 전문가들도 미래를 예측하기가 어렵습니다. 분명한 것은 변화의 속도가 과거 컴퓨터, 인터넷, 모바일보다 훨씬 빠르다는 점입니다. 그 파괴력도 더욱 거대하고요.앞으로 직업의 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해질 것입니다.

요즘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낮아진 편인데요. 지금이 공무원이 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르겠네요^^;

Julius Chun - 무형자산 유형자산 7월 19일  ·

생성 AI, 투자 관점에서 무엇을 의미할까요?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생성 AI와 특히 LLM (Large Language Model)이 산업 전반에 가져올 충격을 가늠치 못하고 있습니다.

가늠하기 힘든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충격이 대략적으로 얼마나 클지 계산 자체를 포기하고 있어서 사실상 '0'으로 오판하고 있는 분도 많을 것입니다. 큰 산업혁명이 발생할 때 쉽게 빠지기 쉬운 함정인데요, 역으로 생각하면 아주 큰 기회가 될 것입니다.

우선 정답은 이러합니다. '0은 아닐 것이다!'.... 정확히는, 0과 '엄청나게 큼' 사이 어딘가일 것입니다.

생성AI는 추론을 해내는, 즉 생각을 해내는 기계입니다. 엄밀히 말해서는 사람들의 생각과 비슷한 '패턴'들을 찾아서 보여줍니다. 그 패턴이 워낙 다양하고 유연해서, 마치 생각을 해주는 기계에 가깝게 보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논리의 '패턴'이라는 것과 순수한 '생각'의 차이를 구분하며 산 적이 없었습니다. 우리의 뇌도 패턴을 찾아 예측하는 기계에 다름이 없기 때문이죠. 남의 패턴을 잘 읽고 활용하고, 적은 사례를 보고도 패턴을 찾아내는 사람을 똑똑하고 영민하다고 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사람 역시도 잘못된 패턴 인식의 오류에 매우 자주 빠지곤 합니다. 여튼 AI는 사람의 추론 능력을 처음으로 상당한 수준으로 복제한 사례일 겁니다. 즉 IQ가 만들어진 겁니다.

산업 분석에서 AI의 충격을 계산하기 힘든 근본적인 이유는, 사람이 하던 일상 업무에서 '추론 능력'이 실제로 얼마나 쓰이고 있는지 분류해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흔히 일에는 일머리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일들도 있어요. 매일 동일한 업무를 하고 있을 수록 추론 능력이 덜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업무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추론 능력을 요하고 있을 수도 있어요. 우리는 업무 중에 우리가 머리를 얼마나 많이 쓰는지, 어떻게 쓰는지 제대로 측정해본 적이 없습니다.

어차피 그 일을 '사람 밖에 못했기 때문'입니다. 좋은 인재가 일을 잘하지만, 어차피 사람이 아닌 존재는 그 일들을 잘 해낼 수 없었기 때문에 업무의 정교한 분류가 의미가 없었습니다. 똑똑한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 동기부여가 잘 된 사람이 있고 동기부여가 덜 된 사람이 있다, 정도로 분석해볼 수 있었지만 어차피 인간의 동기부여와 특정한 영역에서의 일머리란 매우 복잡한 함수로 이뤄졌었잖아요. 그런 복잡한 생산성 문제를 모두 비지니스와 커뮤니케이션을 이해하는 리더쉽 뛰어난 '매니저'에게 맡겼습니다. 그리하여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을 독점한 채로 사람만이 '대충' '요령껏' '트렌드에 맞게' '합리적으로' 일을 해치워왔습니다.

그러나 한 업무를 분해해보면 실제 하루에 수십개 많게는 수백개의 각기 다른 task 로 이뤄지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예를 들어, 비서 한명의 일과를 살펴볼게요.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에 퇴근까지, 전화를 받고 이메일을 확인하고 스케쥴을 잡고 때로는 업무지시를 받고 자신의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글을 쓰고 사내 메시지를 보내고 하는 모든 일들이, 어차피 사람의 시간 단위로 측정되는 일들이었지 그 외의 대체재가 없었던 시대였죠.

20가지 업무가 있노라면, 모두 '시간'이라는 자원에 비례해서 생산성을 대략 계산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 업무는 다소 생산성이 낮고, 어떤 업무는 다소 생산성이 높았겠지만, 퉁쳐서 하루에 7~8시간 단위로 생산성을 측정하고, 연봉으로 계약하면 큰 차이가 없었겠죠. 그리고 다른 사람으로 일을 대체하더라도 어차피 비용이 비슷했잖아요. 그런데 이제는 그 20가지 중에  3개? 5개? 10개? (그 누구도 모름) 정도를 처리하는 시간이 갑자기 1/100 수준으로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적게 잡으면 10%에서 많게는 99%의 업무가 갑자기 월 몇만원 수준에 자동화가 된 거에요 그죠.

작금 혼란의 핵심은, 그래서 대체되는 업무가 무엇이고, 대략 몇 프로냐? 하는 부분이 전혀 예측이 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분류 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거에요. 몇달 전에는 A4짜리 과제를 쓰는 시간이 갑자기 1/1000로 줄어들더니, 몇 주 후에는 과제 몇천개를 평가하는 시간이 갑자기 1/1000으로 줄어들었고, 그 다음엔 갑자기 좋은 교육을 제공하는 비용이 1/1000으로 줄어드는 식이죠. 작은 서비스 산업들 vertical 들이 하룻밤에 펑, 펑 하면서 날라가고 있는 중입니다.

작년까지는 전세계의 번역 산업 규모가 매출로 약 13조원이었습니다. 대다수는 사람이 정성껏 한줄 한줄 번역했겠죠. 내년엔 어떻게 될까요? 이 산업 중 일부가 펑, 하고 날라갔을 수도 있습니다. 기계 번역 시장이 1조원까지 성장했어요. 최소한 초벌 번역 시장이 그 중 몇조원은 됐을텐데, 2023년 이 시점 사실상 0원이 됐습니다. 0원. 그 몇조원은 번역 시장 전체가 성장하면서 이익으로 흡수하게 되건, 아니면 고객들의 이익으로 이전되게 되건, 여튼 간에 vertical 하나가 사라지며 다른 곳으로 이전된 겁니다.

작년까지는 그래픽 디자인 시장은 약 60조원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초벌 디자인에 들어가는 5시간~ 10시간의 노동이 갑자기 생성AI의 너무나 훌륭한 초벌 능력으로 대체가 가능하게 됐습니다. 미드저니한테 그림을 그리라 하면 기다림 없이 아름답고 정교한 그림을 수십 수백개를 뱉어냅니다. 조금만 수정을 가하면 대부분 장인이 2달 동안 그렸다고 해도 믿을만한 품질입니다. 잘은 모르지만 그래픽 디자인 산업 전체에서 범위를 넓혀보면 1~50조원 사이의 충격일 겁니다.

기획도 마찬가지일 수 있죠. 우리가 '기획'이라 부르는 업무 전체가 사라지진 않겠지만, 기획 안에 담긴 다양한 task 중에 10%~70% 사이의 업무들은 하루 아침에 '펑'하고 자동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정확한걸 가늠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일단 한번 변화하면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변화라는 것은 확실하고, 무서운 속도로 굉장히 넓은 범위를 매일 매일 침범해 들어갈 것이라는 점이죠.

이런 변화 속에서도 인류의 GDP 추이는 그다지 변화하지 않을 겁니다. 어차피 소비의 주체인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돈이 움직여야만 GDP로 치기 때문입니다. 집을 짓는 시간이 10년치 노동에서 하루어치 노동으로 변화한들, 가격이 1/3650 으로 저렴해진다면 GPD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처럼 말이죠. 모든 사람이 별 이유 없이 3650채의 집을 보유하게 되더라도 GDP에는 큰 변화가 없습니다.

다만 그 GDP의 절대적 파이를 누가 가져가게 될지는 많이 변화하게 됩니다. 아직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하루 아침에 사라지듯 증발해가는 산업들이 이미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컴퓨터가 발명된 시점에 타자기 산업의 수명이 필연적으로 끝났듯이 말입니다. 스타트업 뿐만이겠어요? AI의 직접적 교란을 당하는 비중이 높은 기업과 산업들 중 상당수는 대응하기에 따라서 이미 사형선고를 당한 것이나 마찬가지일 수 있습니다. 가지고 있던 회계상의 자산이라는 것이, 몇년 후면 그 누구에게도 팔 수 없는 고물이 될 가능성도 매우 높습니다.

한 사람의 업무가 10%~70% 훨씬 저렴하게 자동화될 수 있다는 것은 선물이자 저주입니다 (like a f-u for christmas). 70% 자동화될 수 있다면, 한 사람이 최소한 3~4명 어치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죠. 기업의 생산성이 폭주할 겁니다. 같은 인력과 고정비를 가지고 경쟁자들을 농락할 수 있게 될 겁니다. 고객에게 압도적으로 저렴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고, 시장 지배력을 폭증시킬 수 있습니다.

반면 AI에게 대체되기 용이한 서비스를 업으로 삼고 있던 회사들은 하루아침에 매출이 1/100 토막이 나겠죠. 인력 중심의 회사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경쟁자들에게 유난히 AI 접목이 더 용이한 산업에 있는 기업들도 되돌리기 힘들 정도의 타격을 받을 겁니다.

투자자로서도 이러한 추이를 잘 봐야 합니다. 1조원 짜리, 10조원 짜리 건강한 회사들이 종이 쪼가리처럼 하루 아침에 흔들리는 현상을 앞으로 많이 보게 될 겁니다.

지난 수십년간 이런 일들이 얼마나 많이 발생해왔을까요. 워런 버핏의 사례에서도 생생히 기록되고 있습니다. 미국 섬유산업이 폭망할 때 버크셔 헤서웨이를 인수해서 결과적으로 그 산업 전체에서 누적으로 단 한푼도 벌지 못했고 자산은 모두 고철로 팔았구요, 한때 현금흐름을 창출하던 blue chip stamp (가게에서 물건 사면 멤버십 포인트를 우표 같은걸로 줘서 책에 붙여놨다가 돈 다 모이면 다른 상품으로 바꾸던 프랜차이즈...)는 컴퓨터가 나오면서 역사에서 사라졌죠. 1970년대에 우표가 600억개가 팔리며 매출 1500억원을 넘던 사업이 1990년에는 매출 15억으로 떨어졌으니까요.

산업이 혁신을 거칠 때 늘 일어나는 일이지만, 이번엔 그 규모와 범주를 상상하기 힘들다는게 문제입니다. 컴퓨터는 200만원 정도의 진입장벽이 존재했다면 (그것도 엄청나게 저렴했지만) 현재의 AI는 글쎄요, 월 2만원 수준까지 내려와서 사실상 인류의 80%는 쉽게 도입할 수 있는 기술이 되었습니다.

술을 많이 마시거나 밤을 새면 (혹은 금전적 문제에 크게 봉착하면) IQ가 10 이상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그렇게 IQ가 10 떨어진 상태에서 우리가 습관적으로 해치울 수 있는 대부분의 업무는 순식간에 다 대체될 겁니다.

여러분, 술을 좋아하시거나, 업무 혹은 오락으로 밤을 새는 분들이라면, 머리가 멍한 상태에서 자신이 해낼 수 있는 업무들을 정리해보세요. 여기에 위험과 기회가 다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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