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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글에서 직무 관점에서 뭐하고 살지 고민했다면, 이번 글에서는 회사의 형태, 비지니스 모델의 관점에서 나한테 맞는 회사는 어디인지 생각해보려 한다.
회사의 크기 관점
나는 2개의 회사 경험이 있다
- 10인~20인 규모의 에듀테크 회사, 입사 후 Seed 투자, 시리즈 A 투자를 받았다
- 50인 규모의 원자력 발전소 밸브 진단 및 로봇 개발 회사, 투자 없이 매출 내면서 성장
신수정님의 글 내용과 같이 2번 회사는 풀고자 하는 문제가 정해져있고 이를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해결하는데에 시간을 많이 투자한다. 1번 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긴 호흡으로 업무를 진행한다. 빠르게 해결해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빠르게 무언가 되는걸 보여주면 저평가를 받고 왜 이렇게 만들었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반면에 1번 회사는 빠른 호흡으로 산발적으로 업무가 진행되며, 제작과 동시에 배포로 이어져서 사용자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배포한 내용에 대해 회고하고 발전시킬 시간도 없이 다른 걸 만드는데에 시간을 써야했다. 시장에 맞는 제품을 찾아 헤매는 과정이라 생각된다. 그나마 궤도에 올랐다고 생각되는 서비스나 제품은 어느정도 회고의 시간이 있었으나 매우 짧았다. 다른거 하느라 바쁘게 만들어서.. 타겟과 문제가 명확하지 않았던거 같다. 대표가 문제 정의와 해결을 혼자서 논의없이 하려고 해서 원하던 회사 생활은 아니었다.
두 경험과 나의 성향을 토대로 나와 맞는 곳은 타겟의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명확한 작은 회사이다. 인공지능 모델 정확도 개선 업무로 비유하면 94% 정확도를 가진 모델을 97%로 높이는 일에는 재미를 크게 느끼지 못한다. 웹 프론트엔드 개발을 예로 들면 로딩 시간이 2초인데 1초로 개선하는데에도 마찬가지로 흥미가 없다. 세부적인 문제보다는 큼지막한 단위로 문제를 풀고 개선하는게 재미있다. 사용자가 갖고 있는 문제를 결국 해결하게 되었는지, 사용자가 갖고 있는 진짜 문제를 찾았는지가 더 중요하다.
비지니스 모델 관점
- B2C로 알고리즘 문제풀이 교육을 진행하다가, 퇴사 직전에 피봇팅하여 인공지능 솔루션을 공급하는 B2B 회사로 전환했다.
- 발전소를 대상으로 사업을 하는 회사기에 B2G이다.
대상 고객 관점으로 보면, B2C, B2B, B2G는 다음과 같다
- B2C: 불특정 다수
- B2B: 회사 의사결정권자 (C레벨)
- B2G: 정부
B2C의 고객인 불특정 다수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모른다. 원한다고 해서 만들어도 진짜 사용할지는 모른다. B2B의 경우 고객사가 크다면 C레벨까지 제품이 만들어져 도달하기까지 중간 의사결정자가 다수 있고, 한 단계씩 만족시키며 올라가야한다. 중간 과정을 모두 만족시켜도 최종 의사결정자가 만족 할지는 모른다. 하지만 B2C와 달리 대화를 나눌 대상이 존재한다. 만들어야할 제품이 B2C보다는 명확하다. B2G의 경우 요구사항이 모두 정의되어 나온다. 하지만 제품을 제작할 권한을 따오는게 B2C, B2B보다 훨씬 어렵다.
- 요구사항 정의 난이도: B2C > B2B > B2G
- 사업 따오기 난이도: B2C < B2B < B2G
- 고객 만족 난이도: B2C > B2B > B2G
나는 정의된 요구사항을 잘 만들기보다는 요구사항을 정의해나가며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즐긴다. 불확실한 내용을 확실하게 만들어가는게 재미있다.
결론
제품을 생각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실사용자에 미쳐있는 B2C (낮은 확률로 B2B) 회사에서 일하기를 희망한다.